김치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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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가 가장 맛있어지는 순간
- 작성자세계김치연구소
- 작성일시2024.05.13 11:00
- 조회수757
많은 이들이 가장 맛있는 김치로 김장김치를 꼽는다. 김장은 보통 겨울을 앞두고 11월에 하는데, 이때 나오는 배추가 1년 중 가장 달고 맛있다. 물론 요즘에는 사시사철 배추를 수확해 언제든 김치를 담가 먹을 수 있지만, 11월에 수확하는 배추는 다른 때의 배추보다 당도가 높으며 속이 꽉 차 단단하고 잎도 풍성하며 맛도 좋다. 배추는 서늘한 기후에서 잘 자라는 채소라서 그렇다. 김장할 때쯤에는 햇고추를 말려 빻은 고춧가루가 준비되어 있기 마련이고, 마늘이나 생강 등의 양념 채소들도 수확한 지 오래되지 않아 더없이 향긋하고 싱싱하다. 그야말로 김치에 들어가는 모든 재료들의 맛과 향이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가 바로 김장철인 것이다.
김치유산균과 맛
김장김치도 가장 맛있는 때가 있다. 보통 김치를 담그고 저온(4~5℃)에서 3주 정도 지났을 때다. 앞서 살펴본 김치의 발효 과정에서는 세 번째 단계로, 김치 1g에 유산균이 1억 마리 이상 증식하여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상태다. 이때 산도는 pH 4.2 이상, 젖산 농도는 0.6~0.8% 정도 되는데 이 시기 김치는 적당히 새콤달콤하고, 식감도 아삭아삭하며, 뒷맛은 청량하다. 그렇다면 김치의 영양이 가장 풍부한 때는 언제일까? ‘오래 묵은 장은 약으로도 쓴다’는 옛말처럼 푹 익어 곰삭은 김치일수록 더 영양가가 높을까, 아니면 갓 담가 채소가 싱싱할 때 영양이 더 풍부할까?
어렵게 생각할 필요 없다. 김치가 맛있게 익은 때가 영양 성분이 가장 풍부하다. 김치 속 유산균의 수가 가장 많아지는 시기여서다. 실제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김치를 담근 지 3주 정도 지나면 유산균뿐 아니라 비타민 B1과 B2, 그리고 비타민C 함량 역시 처음보다 많아진다. 이 단계를 지나면 김치 속 유산균의 종류가 달라진다. 초기에 활동하던 류코노스톡(Leuconostoc) 유산균이 줄어드는 대신 산성에 강한 락토바실러스(Lactobacillus) 유산균의 양이 늘어난다. 이때는 젖산이 많아져 김치가 점점 시어진다. 젖산이 너무 많으면 다른 세균뿐 아니라 유산균까지 해치게 되고, 유익한 유산균이 점점 줄어들면 다시금 잡균이 자리를 잡는다. 그렇게 김치는 잘 익었다가 시어지고, 마지막에는 골마지가 생기게 된다. 골마지는 효모가 산소와 반응하여 생기는 흰 막으로, 종종 곰팡이로 오해받기도 하지만 독성 물질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치에 들어 있는 김치유산균
• 김치의 주요 유산균은 류코노스톡(Leuconostoc) 속, 웨이셀라(Weissella) 속, 락토바실러스(Lactobacillus) 속이 우점종을 이루고 있다.
• 김치의 발효는 동형 젖산 발효(homo lactic fermentation)와 이형 젖산 발효(hetero lactic fermentation)로 나뉜다. 동형 젖산 발효는 발효산물로서 젖산(lactic acid) 만 만들지만, 이형 젖산 발효는 젖산 등의 유기산 이외에 이산화탄소, 에탄올 등도 만든다.
• 김치의 시원하고 깔끔한 맛은 김치유산균 중 이형 발효 유산균인 류코노스톡 속과 웨이셀라 속이 김치가 숙성할 때 증가하면서 난다. 류코노스톡 속과 웨이셀라 속 유산균은 김치를 담글 때부터 생육을 시작하여 젖산을 비롯한 유기산과 이산화탄소, 만니톨 등의 대사산물을 생성한다. 젖산은 김치에 적당한 신맛을, 만니톨은 단맛을 부여하며, 이산화탄소는 탄산미를 부여하고 김치에 산소를 차단함으로써 세균 증식을 억제해 김치가 정상적으로 발효되도록 해준다.
• 발효가 어느 정도 진행된 뒤에는 류코노스톡 속의 유산균이 서서히 감소하는 동시에 동형 발효 유산균인 락토바실러스 속의 증식이 왕성해진다. 다시 말해, 상대적으로 산에 약한 류코노스톡 속은 감소하면서 락토바실러스 속이 증가해 김치가 점점 시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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