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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맛을 지켜라! 김장독에 담긴 과학

  • 작성자세계김치연구소
  • 작성일시2024.05.13 09:35
  • 조회수577
냉장고가 없던 시절 김장을 하고 나면 김장독이 김치 맛을 지키는 수문장 역할을 했다. 당시에는 김치가 익기도 전에 얼거나 혹은 너무 빨리 시어져서 땅을 파고 김장독을 묻었다. 지금은 거의 볼 수 없는 풍경이지만, 그 시절에는 집집마다 마당에 여러 개의 김장독이 묻혀 있었고, 식사 때마다 김장독 뚜껑을 열어 김치를 한 포기씩 꺼내 집 안으로 들여오곤 했다.

김치 맛을 책임지는 김장독
김치는 온도 변화에 따라 폭삭 익어 시어지거나 얼어서 물러지기 때문에 일정한 온도 유지가 매우 중요하다. 특히 먹을 것이 부족했던 과거에는 겨우내 김치를 신선하게 먹기 위해 -1~0℃의 땅속에 김장독을 묻어 저장했다. 땅속은 천천히 뜨거워지고 천천히 식는 흙의 성질 덕분에 늘 일정한 온도를 유지해 김치를 보관하는 데는 최적의 장소였다. 김치를 담는 김칫독에도 김치 맛의 숨은 비결이 있다. 김칫독으로 쓰이는 옹기는 수많은 모래 알갱이가 섞인 흙으로 만든 것이라 표면에 미세한 숨구멍이 생긴다. 김치는 이 숨구멍을 오가는 공기 덕에 적절한 온도가 유지되고, 동시에 미생물의 활동이 조절되어 발효가 원활히 이루어진다. 그뿐만 아니라 독을 가마 안에 넣고 구울 때 생기는 나무 연기가 방부성 물질을 입히면서 음식이 상하는 것을 막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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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장독의 원리

또한 땅속의 김칫독은 김치의 수분을 유지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우리나라 김장독은 온도와 습도를 고려해 지역마다 모양이 달랐다. 날씨가 김치의 발효 속도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만큼, 일조량이 많은 지역과 적은 지역은 입지름부터 차이가 났다. 경기도와 충청도 지역의 김장독은 입지름이 넓고 키가 크며 날씬한 모양인 반면, 일조량이 많고 갖가지 양념 채소를 듬뿍 넣는 전라도 지역은 김장독의 입구가 좁으며 배가 불룩하고 크기가 큰 편이다. 국물 많은 김치를 좋아하는 북쪽의 추운 지역은 김장독의 입지름이 넓고 옆으로 많이 퍼져 키가 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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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마다 모양이 다른 김장독

김치가 살던 움집, 김치광
김장김치를 김장독에 잘 넣어 뚜껑을 덮고 나면 또 한 번 온도 유지를 위한 대비를 해야 했다. 영하로 떨어지는 겨울을 무사히 나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짚으로 덮어 두거나 아예 김장독 위로 김치광을 짓기도 했다. 김치광은 김치움이라고도 하는데, 움집 혹은 움막 모양을 생각하면 된다. 김치광을 만들려면 먼저 김장독 뚜껑이 땅에 닿지 않을 만큼의 깊이(보통 70cm 정도)로 구덩이를 파고 김장독을 넣는다. 김장독 주변은 5cm 정도의 빈 공간을 두어 공기가 순환하게 하고, 지표면은 종이나 비닐로 공기가 새지 않도록 막은 뒤 흙을 덮는다. 그 위로 세 개의 뼈대 서까래를 맞대어 세운 다음 작은 서까래를 댄 뒤 가마니나 볏짚 등을 올리고 고정시키면 김치광이 완성된다. 이때 김치광의 출입구는 바깥 공기가 바로 닿지 않도록 잘 여며야 한다. 볏짚이 귀한 산촌에서는 옥수숫대로 김치광을 세우기도 했다. 김치광의 보호로 김장독은 눈과 비, 바람을 맞지 않을 수 있었고, 김치는 한겨울 추위에도 얼지 않았다. 덕분에 우리 조상들은 겨우내 잘 익은 김장김치를 먹으면서 부족한 영양분을 채울 수 있었다. 

ⓒ 『김치에 관한 세상의 모든 지식』(세계김치연구소 지음, 콘텐츠하다, 2022)
※ 본문과 그림은 '세계김치연구소' 저작물로 '김치콘텐츠통합플랫폼'에서만 이용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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